낙서 469. 거룩한 산 제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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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람은 자기의 바깥에 있는 생명을 섭취해야 한다.
그래서 존재 자체는 폭력적일 수밖에 없다.
살아 있는 동안 이 피할 수 없는 폭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는 게 윤리적인 삶이고 영성적인 삶이다.
다석 류영모는 그러한 삶을 위해서 예수를 믿은 후 평생 하루에 한끼만 먹으며 살았다.
그리고 나머지 끼니는 굶으면서 자기 살을 먹는 방식으로 폭력을 최소화했다.
다석은 이러한 삶의 방식을 성경이 말하는 '거룩한 산 제사'로 이해했다.
죽음이 인간에게 해방인 이유는
죽음을 통해 더 이상 육신이 자기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기의 바깥에 있는 생명에게 폭력을 가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살면서,
남의 생명을 취해 자기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만 골몰한 인간이 아닌,
자기의 생명을 내어주어 다른 생명을 풍성하게 하는 인간으로 사는 것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다른 생명에게 빚지고 있는 인간의 염치 있는 삶일 것이다.
그러므로 하루하루 살면서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이 생명을 해치는 일인가,
생명을 살리는 일인가에 대한 철저한 묵상과 반성이 필요하다.
생명을 살리는 일이 아니라면,
아무 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 오히려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